5.16은 한국판 ‘쇼와 유신’이었다! 메이지 유신에서 10월 유신까지, <바람의 검심>에서 김재규까지…
괴물이 된 유신의 생성과 폭주, 부활과 소멸의 150년을 쫓는 본격 추적물.
‘유신’은 메이지 유신(일본)과 10월 유신(한국)의 정치적 사건만이 아니다. <유신 그리고 유신>은 외세와 일본의 두 번의 만남(여몽연합군의 침공과 페리 제독의 흑선)에서 싹트기 시작한, 자기신성화와 자기파괴의 정념인 ‘유신’을 주인공 삼아 일본과 한국의 근현대사를 추적한다. 만주침략, 중일전쟁, 동남아시아 침략과 태평양전쟁… 일본의 폭주는 결국 가미카제와 ‘1억 옥쇄’ 그리고 미군의 원자폭탄 투하로 종결되었다. 그것은 한편 ‘유신’의 종말이었지만, ‘유신’은 바다 건너 한반도에서 부활하였다.
박정희와 김재규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유신의 세계관 안에서 성장했다. 한국은 ‘10월 유신’ 이전에 이미 ‘유신’과 만났었다. 박정희의 ‘5.16’은 당시 제3세계에 흔했던 여느 쿠데타와 달랐다. 메이지유신 전후의 사무라이들, 군부가 앞장선 혁명을 주창한 기타 잇키와 황도파 청년장교 등을 잇는 한국의 유신, 더 적나라하게는 일본에서 실패한 ‘쇼와 유신’의 한국판이었다.
일본의 유신이 폭주해 일본국민을 인질로 삼아 위기에 이르렀듯, 박정희의 유신도 폭주해 국민 살해의 임계점에 도달했었다. 부마항쟁 당시 몇 백만을 죽여도 괜찮다는 박정희의 뜻을 가까스로 막아낸 것은 마지막 ‘유신 지사’ 김재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