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더 잘 이해해보려는 노력은
나 자신을, 이웃을, 그리고 우리 사회를
구석구석까지 살피려는 마음과 다르지 않다”
익숙한 모든 것에 물음표를 다는 질문자,
이수정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 곁/안의 타자, 그 낯선 얼굴과 마주하기
‘이슬람 세계의 예술을 이야기하다가 길 위에 선 사람’이라고 자신을 이야기하는 이수정의 《타인을 기록하는 마음》이 출간되었다. 《타인을 기록하는 마음》은 나와는 다르지만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주 무슬림들의 삶을 담담하면서도 신중하게 기록한 이수정의 첫 번째 책이다. 아랍어라는 다소 낯선 언어를 학부(한국외대) 시절 전공했고, 이후 같은 대학의 국제지역대학원에서 중동·아프리카학(이슬람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한국 내 모스크 분포와 이용에 대한 현황 연구〉(2018) 〈악셀 호테트 ‘인정투쟁’ 관점으로 본 한국 내 이주 무슬림의 생존 전쟁〉(2021)이라는 논문을 썼을 정도로 관련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연구자인 동시에 우리에게는 아직도 낯선 이슬람과 무슬림 들을 찾아 나선 ‘길 위의 기록자’다.
저자는 전국 각지에 있는 모스크와 무슬라 등의 이슬람 종교 시설 100여 곳을 2018년 여름부터 직접 찾아다니면서, 단순히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그곳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면 위로 길어 올리기 시작했다. “차로 돌아다닌 거리는 2018년 한 해 동안 무려 5만 킬로미터에 달했다. 온종일 차 안에 앉아 있던 날이 쌓여갔고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곳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때로는 주저앉아 엉엉 울기도 했을 만큼 힘들고 버거웠던 여정이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기록해야 할 것 같다는 마음”이 있었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마음을 다잡으며 저자는 4년여가 흐르도록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그가 걸어가는 길은 우리 사회가 타인을 수용하고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신중하게 기록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