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던 고향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39년생 김동훈의 파란만장 해방일지


저자        김동훈, 김형민

출간일    2024-01-02

ISBN      9791157063260 

쪽수        352쪽

값            18,000원

누구나 한 편의 대하소설을 가슴에 품고 사는

대한민국 조부모 세대의 여느 역사소설보다 재미난 리즈 시절 이야기

 

“내 살아온 이야기를 글로 남겨보고 싶다!”

80대 아버지와 50대 아들의 합작 자서전은 이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1939년 토끼띠 김동훈은 대한민국 80대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일제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온몸으로 살아냈다. 특히 흥남부두 탈출기는 영화 〈국제시장〉을 방불케 하고, 1970~80년대 대한민국 경제 부흥의 최전선에서 활약한 리즈 시절 이야기는 개인의 삶을 넘어 한국현대사의 한 단면을 입체적이면서도 흡입력 있게 그려낸다. 개인의 역사와 한국사가 한 호흡으로 읽히는 이 책은 ‘내 인생을 책으로 묶으면 대하소설감’인 분들에게는 자서전 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불러올 뿐 아니라, 후속 세대에게는 부모님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살아온 이야기를 글로 남기면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갖는다. 돌이켜보니 부모님과 형제자매의 보살핌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왔다는 것을, 전쟁의 비참함을 알기에 더 이상 그런 비극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비록 거인이 되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어깨 위에서 신나게 일하면서 그런 거인과 함께하는 행운을 누렸다는 것을, 자신은 고향 없는 ‘삼팔따라지’인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곳이 자신의 ‘고향들’이었으며, ‘복 많은 놈’이라는 것을.


80대 아버지의 이야기를 정리한 50대 아들과 그 가족에게도 변화가 있었다. 아래 세대는 위 세대의 영향을 받는 동시에 부정하면서 성장한다. 이 책의 주인공과 그 아들의 관계 또한 마찬가지다. 아버지 세대의 꽉 막힌 반공 이데올로기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아들은 아버지의 살아온 이야기를 하나하나 다듬으며 그동안 몰랐던 아버지의 모습을 재발견하게 된다. 더불어 일제강점기와 분단, 한국전쟁을 거쳐 한강의 기적을 이룬 ‘분투의 세대’를 만난다. 아들은 아버지의 반공 이데올로기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아버지와 그 세대가 왜 그러셨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를 넉넉히 짐작하게 되면서 사고의 확대를 경험한다.


말로는 세밀하게 담을 수 없었던 아버지의 살아온 이야기가 글로 정리되는 순간, 글쓴이의 성찰에 더해 그간 우파 아버지 세대와 거리두기해온 아들 세대가 서로 교감할 수 있게 된 것, 이것이 바로 자서전 글쓰기의 힘이라 하겠다.

 

메디치 미디어 소설 /에세이 / 교육 /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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