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백제 발굴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흥미로운 발굴 이야기로 가득하다. 백제가 한성에서 밀려 내려와 공주를 수도로 삼았던 웅진백제 시대만 다룰 것 같지만, 공주의 시간은 더 길고 오래 지속된다. 한반도의 역사를 다시 쓴 석장리 구석기 유적은 ‘한반도에 구석기시대는 존재하지 않는다’던 당시의 통념에 굴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일궈낸 발굴과 고고학의 성과이기도 하다.
석장리 구석기 유적도, 일제강점기 때의 송산리 고분군 발굴도 모두 우연으로 시작했지만, 공주를 둘러싼 우연의 결정적 장면은 무령왕릉 발굴이었다. 한국 고고학사의 일대 사건으로 불리는 무령왕릉 발굴은 백제와 우리 고대사의 빛나는 영광의 시간을 확인하게 해준다. 이처럼 역사기록이 전해지지 않은 시기인 선사시대를 비롯해 삼국시대의 백제, 심지어 가까운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발굴로 밝혀진 공주의 역사는 유구하고도 찬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