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바꿔나갈 힘을 얻는 ‘현장의 인문학’
이 책의 제목에 나오는 ‘하녀’는 권력의 테두리 속에서 ‘법’ 없이 사는 것을 자랑삼아온 소시민, 즉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생존해야 하는 마이너리티를 뜻한다. 당장 오늘과 내일, 나와 가족의 생존이 걱정되는 하녀의 처지에서 철학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인문학이 무슨 소용일까? 철학은 ‘참 한가한 일’ 아닌가? 그러나 《철학자와 하녀》의 저자 고병권은 “철학은 지옥에서 가능성을 찾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철학자라면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철학을 해야 한다. ‘하녀’도 철학을 통해서 자기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한다. 비정규직, 장애인, 불법 이주자, 재소자, 성매매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의 곁에서 철학을 함께 고민해온 현장 인문학자 고병권은 ‘위로와 도피의 인문학은 끝났다’며 현실을 바꾸는 힘을 주는 ‘현장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