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대한민국을 재설계할 것인가?
2024년 12월 3일 밤, 앉은뱅이 주술사를 무동 태운 눈먼 무사가 반세기 가까이 녹슨 채로 방치되어 있던 비상계엄이라는 낡은 칼을 꺼내 들었다. 전시·사변 또는 그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만 발동해야 할 비상계엄 선포는 국민을 향한 선전포고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성을 상실한 대통령이 무너뜨릴 뻔한 나라를 이번에도 시민이 되살렸다.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국회 앞으로 뛰쳐나와 계엄 해제를 요구했고 국회대로에서 군용차량 행렬을 막아섰다. 국민과 의회의 힘으로 계엄 해제를 하고 대통령을 탄핵하고 체포· 구속함으로써 최악의 사태는 면했으나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다.
이 책 《악당으로부터의 대한민국 지키기》에서는 13가지 질문을 통해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모색한다, 어떻게 탄핵 너머 대한민국을 재설계할 것인가? 저자의 바람대로 지혜와 열정을 모아 집단 지성의 힘으로 나라다운 나라, 품격 있는 나라로 나아가는 데 가장 적합한 해법을 찾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13가지 질문을 통해 바라보는
탄핵 너머 다시 만들 세계
이성을 상실한 대통령이 무너뜨릴 뻔한 나라를 이번에도 시민이 되살렸다.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국회 앞으로 뛰쳐나와 계엄 해제를 요구했고 국회대로에서 군용차량 행렬을 막아섰다. 무능한 정치가 또다시 국민에게 빚을 졌다. 한밤의 불법 계엄을 온몸으로 막아낸 것도 국민이었고, 국회에서 탄핵을 이끌어낸 것도 국민이었다.
국민과 의회의 힘으로 계엄 해제를 하고 대통령을 탄핵하고 체포· 구속함으로써 최악의 사태는 면했으나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다. 우리는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우리가 그토록 자랑하던 최첨단 항해 시스템이 망가져 버렸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뾰족한 묘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들부터 점검해야 한다. 계엄과 내란, 탄핵으로 이어지는 정국에서 던져진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이 책 《악당으로부터 대한민국 지키기》에서 저자 이광재와 조경호는 친위 쿠데타 재발 방지를 위한 13가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계엄이라는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이번 사태에서 문제가 드러난 법적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한 통찰력 있는 제언이다.
이제 우리는 두 방향의 길을 가야 한다. 먼저 수사기관의 명예를 걸고 철저하게 수사하여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 앞으로 쿠데타는 상상하는 일조차 범죄가 되도록, 꿈조차 꾸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 하나는 대한민국의 재설계다. 불법 계엄 선포, 국회의 탄핵안 가결 등과 같은 중차대한 국면을 맞이하는 동안 국가 시스템에서 중대한 결함들이 발견되었다. 이는 낡은 제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런 문제들이 계엄 선포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나 두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들이 기술한 해법이 정답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꼭 짚어야 할 문제들을 제시하고 하나의 해법을 제시한 것이 다중의 지혜와 열정을 끌어모아 바람직한 해결책으로 이어지는 마중물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이 12·3 친위 쿠데타가 벌어진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책을 출간한 이유는 내용의 충실성도 중요하지만 때를 놓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내용의 부족함에 대한 비판과 질책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한다.
우리는 당장 눈앞의 거센 파도를 헤쳐나가는 동시에 긴 항해를 위한 대비책을 점검해야 한다. 밤이 깊을수록 다가올 새벽을 준비해야 한다. 불필요해 보일지 몰라도 반드시 해야 할 긴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가올 불길이 더 거셀지도 모른다. 미리 아궁이를 손질하고 땔나무를 옮겨서 화재의 위험을 예방하는 곡돌사신(曲突徙薪)의 자세가 절실하다. 여전히 우리 앞에는 가야 할 길이 놓여 있다. 저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함께 나아가고자 말한다. 안전한 항구에 도착해서 함박웃음을 함께 웃는 그날이 반드시 올 것을 확신하면서….
■ 지은이
이광재
노무현 대통령과 국민 덕분에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국회의원 3번, 강원도 도지사,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싱크탱크를 이끌기도 했다. 국가, 국회, 지방, 세계를 볼 수 있었다. 국민행복 7공화국을 연구 중이다.
조경호
신문기자, 국회의원 보좌관, 경기도 연정협력관, 청와대 행정관과 비서관, 대체역심사위원장, 국회의장 정무수석과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실사구시의 관점에서 포용적 제도와 미래 먹거리 산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