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경남 거제에서 태어나 자랐고 부산 동아대학교를 졸업했다. 어릴 적부터 뱃사람인 아버지가 타지에서 보내온 엽서를 보며 먼 이국을 동경해오다가 우연히 접한 항공사 모집 공고에 매료돼 대한항공에 승무원으로 입사했다. 능력을 인정받아 VIP 담당 승무원직을 수행하고 회사 홍보 모델로도 활동하는 등 한동안 탄탄대로의 삶을 살았다. 2005년 사무장으로 진급했고, 2010년에는 객실 전체를 책임지는 팀장이 되었다.

하지만 2014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땅콩회항 사건 이후 삶이 바뀌어버렸다. 나쁜 짓 하지 않고 회사 일만 열심히 하면 행복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깨져버렸고, 자신도 그저 남들처럼 회사의 부속품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동안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해 방황했지만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내면의 목소리와 마주한 후 노동자이자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게 되었다. 이후 회사의 전횡과 비리를 알리는 동시에 조직에서 살아남는 데 매진했으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반 승무원으로 강등당해 근무 중이다.

2018년 5월 대한항공 경영 정상화 및 갑질 근절 시위를 주도한 것을 계기로 같은 해 7월 직원연대노조를 출범시켰고, 초대 지부장을 맡게 되었다. 오늘도 비행기 승무원으로서 일하는 한편 직원연대노조 조합원들과의 연대를 확장해나가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사람이 먼저인 상식적인 회사,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꿈꾸며 묵묵히 비행에 나서고 있다.